• Soo Yon Ryu

Another End and a Beginning.

저는 조급한 마음과 느린 몸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늘 그랬듯이 때로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때로는 한심할만치 게으르게,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은 슬금슬금 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블로그에 방문하지 못한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8년차 친구와 연인이 되기도 했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고,

이사도 했고, 새로운 언어를 시작했다가 관두기도(..) 했지요.

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을 시작하기도 했고,

시작해던 것들을 정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일들은, 아마도 졸업과 입학일거에요.

2017년 2월부로 저는 (드디어) 대졸자가 되었답니다! :D

고통스러웠던 필수교양과 필수전공들을 뒤로 하고,

재수강을 울부짖는 몇개의 과목들 역시 눈 감고,

그렇게 약간은 급한 마음으로 정들었던 학교를 떠났어요.

이곳은 저의 성장일기이기도 하니까, 졸업사진들도 몇장 올려보려요.

앨범에 있는 사진은 지나치게 빵실하게 웃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스킵하도록 해요.. :)

졸업식은 한참 전이었지만, 졸업사진을 찍었던 날.

졸업식 날, 헤어 메이크업을 예약하기는 했지만

너무 늦게 하는 바람에 인기있는 미용실을 가지는 못했어요.

결국 이대 앞에서 저렴한 곳을 갔는데, 머리를 너무 부풀려놓아 하루종일 꾹꾹 눌렀어요.

옷은 제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들을 입었어요! 히힛

이 옷들은 이고리 해외테스트를 진행하며 디자인, 제작한 제품들이었기에, 제게 아주 의미 있었지요.

테스트 후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에, 구입도 가능해요.. 찡긋....

1전공에서 가장 친했던 담비와 2전공에서 가장 친했던 겸이.

저렇게 귀여운데 이름도 겸이에요, 세상에!

정상적인 사진이 가뭄에 콩나듯 있지만, 저는 원래 이런 아이니까 이런 사진들을 올려요!

더 격렬하게 이상한 사진들이 있지만,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서 멈추기로..

마냥 신나는 날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졸업이 뭐가 그리 좋은거라고 다들 축하해주었나 싶기도 해요ㅎㅎ

학교 안이 최고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최고는 대학교 안인 것 같아요.....

대학 생활을 알차게 했다고 생각하고 후회는 없지만, 사회에서 주는 '대학생'이라는 특혜가 조금 그립기도 해요.

물론, 아직도 학생의 울타리 속에 안전하게 있지만- 대학원생과 대학생에 대한 기대치가 무척 다르다는걸 알아가고 있거든요.

담비에게 찍어달라고 했다가 약간 욕먹으면서 찍힌 사진.


처럼이 마이콧다..

그리고 대망의 졸업식!

이때는 이미 마지막 대학 방학을 즐기며, 온갖 머리색을 하던 때라 머리가 싱그러운 녹색빛이었어요.

졸업식을 위해 금발로 바꾸고 긴 머리도 붙이고, 헤어 메이크업은 받지 않았어요.

가족과 독수리약국 건너편 쌀국수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구두 속의 아픈 발을 끌고 학교로 향했어요.

동아리 친구들을 만났는데, 여자 아이들은 곧 이화여대 졸업식에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 주르륵...

남자아이들과 교내 한옥을 둘러싸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 두날을 위해 꽤 많은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시간을 내어 와주었어요!

과동기들과 동아리 친구들, 심지어 조모임을 같이 했던 아이들까지도요.

2017년에 큰 일들 몇가지를 거치며, 건강한 친구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쉽게 정리되지 않는 저의 엉킨 생각보다 그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도 그런 친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또 그 자격을 자문해보아요.

*

졸업식날 제가 아무런 걱정 없이 웃을 수 있던 것은,

그 다음으로 갈 인생의 한 단계가 정해진 상태였기 때문이에요!

사실 4-2학기는, 제게 너무나 힘든 학기였어요.

막학기의 부담과 (어려운 것 같은 과목을 다 미뤄두었었거든요....)

사업 진행의 워크로드와, 좋지 않은 연애까지 겹쳐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치고 있었어요.

그리고, 사실 반년 정도 대학원 입시도 준비하고 있었지요.

제가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부분에서,

어떤 친구들은 의아해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당연하다고도 하고,

저 역시 오래오래 고민을 했지만,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껴져요.

관심있는 분야가 꽤나 명확하고, 그곳의 빈틈도 얕게나마 인지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평생을 파고들고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또한, 결혼을 희망하고 있고, 그보다는 조금 더 먼 미래에 2세 계획도 있는 여성으로서

현실적으로 유리천장을 인지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적어도 제가 사는 사회에서는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을만큼의 힘을 갖고 싶고,

그 목소리의 의미있을 수 있을 만큼의 지성을 쌓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사실 입시가 쉽지는 않았어요.

연구실에 미리 컨택을 취하는 방식의 이과계열 대학원 진학과는 달리,

문과 대학원 진학은 대학교의 수시 입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온라인에도 입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으며, 조언을 줄만한 사람도 없었어요.

제가 이때 너무 헤맸기에, 혹시 저처럼 고민을 하실 분들을 위해 제가 거쳤던 단계들을 간략히 남겨요!

0. 학부때 준비하기

제가 준비를 충분히 못했던 부분인데, 꽤 중요한 부분이기도 해요.

연구 생활을 계획으로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학부때부터 철저한 성적관리는 물론,

관심 분야의 교수님을 찾아가 연구실 조교를 한다거나 논문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학술 공모전에서 논문 발표를 하거나 일반 학회에서 대학생 논문 대회를 나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훈련이에요.

저는 학점은 90대를 턱걸이로 넘겼지만, 4학년때 학회를 설립해서 논문 작성 및 발표하는 연습을 했어요.

하지만 교수님과 논문 작업을 해보지 못한채 졸업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아요.

1. 관심 키워드 추출하기

학부를 다니며 관심사가 나름 좁혀졌기 때문에 더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을거에요.

보통 학과-전공-세부전공-연구주제 순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

세부전공-연구주제 정도는 명확히 하고 그 이상의 리서치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에요!

저는 키워드를 추출하다보니 학부 전공과 유사하지만 다른 곳을 목표로 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이 과정에서 여기저기 흥미로워보이는 곳들을 기웃거리기도 했는데,

학부때 미리미리 관심 분야를 알아보며 저처럼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기를 바라요ㅠㅠ)

2. 핏(fit)이 맞는 학교-학과-학자 찾기

논문 DB 사이트에 들어가 위에서 찾은 관심 키워드들을 검색하고

그에 관한 연구를 한 학자(박사 과정이나 교수님)을 검색하다보면

관심이 가는 교수님들과 소속 학과, 그리고 학교들이 자연히 좁혀질거에요.

또한, 졸업생들이 현재 어떤 학교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만약 일을 한다면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했어요.

그 진로가 저의 진로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저는 핏이 아주 잘 맞는 학교 한 곳, 핏은 안 맞지만 흥미로워보이는 학교 한 곳,

핏이 얼추 맞지만 가고 싶은 학교 한 곳, 이렇게 세 곳을 지원했어요.

3. 전공 연구 흐름 살피기

관심이 가는 곳을 정했다면, 그 과에서 나오는 논문들을 연도별로 정리하며 트렌드를 익혀요.

저는 관심있는 교수님 논문들, 그리고 교수님이 지도하신 석박생 논문 위주로 표를 만들어 정리했어요.

초록을 보며 정리하면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요!

또한, 교수님들이 집필하신 단행본을 읽어두면 학업계획서나 면접때 언급을 할 수 있어요.

더불어 관심이 가는 교수님을 검색해서 언급된 신문기사, 학회 소속,

어떤 학자들을 주로 언급하시는지 등을 알아두면 본인과의 핏을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 돼요.

4. 연구계획서/자기소개서 쓰기

본인의 관심분야와 전공 연구의 흐름을 조합해서,

본인의 관심분야가 그 전공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부때의 학업계획서가 이런저런 활동을 종합해서 쓸 수 있었다면,

연구계획서는 말그대로 연구에만 집중해서 작성을 해야해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관심분야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의 밑전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해요.

물론, 석사 지원생이라면 아직까지는 깊은 조예가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적어도 그 분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다는 것 정도는 보여줄 수 있어요.

5. 추천서 받기

추천서가 필수인 곳이 많은데, 저는 전공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어요.

이때, 학업계획서/자기소개서를 미리미리 작성해서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는게 맞아요.

저는 사실 다른 외국학교를 지원하려다가 마지막에 급하게 국내로 맘을 굳히며,

급하게 여쭈어보는 바람에 교수님께 많이 야단맞았어요.

꼭 미리미리 상담 드리고, 충분한 자료를 제공드리고, 정중히 부탁을 드릴 것!

6. 그 외 증빙자료 준비하기

첨부하거나 언급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효력이 있는 증빙자료를 미리 준비해두어야 해요.

상장 스캔, 자료 번역, 증명서 발급 등은 미리 넉넉히 해두어 여유있게 보내요!

저는 구글 드라이브에 표로 정리를 해두었는데, 덕분에 작성하기가 수월했어요.

표를 정리할때는 발급기관과 날짜 등을 기재해두면 정신 없는 시기에 많은 도움이 될거에요.

7. 증명사진 준비하기

보통 공부를 계속 하는 친구들은 취업용 사진을 안 찍어두는 경우가 많아서 언급해요!

제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인데, 입시원서에 넣기 적절한 증명사진이 없었어요.

있긴 했지만, 급하게 잠옷티를 입고 민낯으로 찍은 사진, 오래된 사진 밖에 없더라고요.

저는 급한대로 포토샵에서 정장과 배경을 합성했지만, 미리미리 준비하면 좋아요 :)

8. 면접 대비하기

저는 면접 스터디를 하지 않고, 혼자서 준비했고 충분했어요.

예상 문제를 30개 정도 만들어 일관성 있는 모법 답안을 적어두고

플래시카드에 붙여서 면접 한달 전부터는 외우고 다녔어요.

당일에는 플래시카드를 5장 정도로 추려서 갖고 들어갔어요.

실수하기 쉬운 대명사들 (특히 학자 이름) 이나 논문 제목들을 적어 갖고 들어갔답니다.

쓰고 보니 별거 없지만, 저는 입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소스가 없고

온라인에도 정보가 거의 없어 더듬더듬 헤매며 준비를 했었어요.

누군가 제게 이 정도만 도와주었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에 부족하게나마 공유해요.

저는 결과적으로, 지원했던 학교 세군데를 모두 합격했어요.

지원했던 한 곳은 지원자가 적었기에 합격을 예상했고, 다른 한 곳은 면접 분위기가 아주 좋아 합격을 예상했지만,

마지막 한 학교는 면접 분위기도 딱딱하고 저도 흑역사를 만들고 와서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국내 대학원 입시는 진학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어느정도의 자격과 핏이 잘 맞으면 왠만큼 합격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그 과정은 여느 입시처럼, 사람 마음을 졸이게 했지요.

이렇게 저는 2017년 3월을 기점으로 삶의 새 단계를 밟게 되었어요.

10년 전, 5년 전, 3년 전의 예상과는 다른 길들을 계속 택하고, 그 길에 만족하고 있어요.

삶에서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 매일같이 늘어나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당장은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해결해보려고 해요.

25살, 다시 학생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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